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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4 11:08


17세기, 아직 미국이란 나라가 탄생하기 전, 유럽에서 미국으로 개척민들의 이주가 시작되던 초기에는 뉴잉글랜드 지역에 풍부한 어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지역에서 번식하는 대구의 수는 너무나 많아서, 손쉽게 잡아서 유럽지역으로 수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대구 수출이 초기 뉴잉글랜드 지역의 경제의 중심이었다고 하니 그 양이 엄청났나 봅니다.
그 시절에 뉴잉글랜드 지역에 그렇게 많았던 대구들이 지금은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합니다. 대구를 잡는 어부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그들의 무분별한 남획이 계속되면서, 대구 개체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인간의 행동은 한 어종의 멸종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과학과 상업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간의 힘은 점점 더 커지게 되었고, 생태계에 대한 그 영향도 더 커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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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나리오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인간이 대구 사냥을 시작하기 전에는 대구는 뉴 잉글랜드 지역의 환경에 적응하며 번성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유럽에서의 이주민들이 들어오면서 생계를 위해 대구 사냥을 시작합니다. 초기의 대구잡이는 굉장한 수익을 얻게 해 줍니다. 소문이 퍼져 나가면서 더 많은 어부들이 대구잡이를 시작합니다. 대구잡이 일꾼들은 점점 많아지고 대구의 수는 점점 줄어들어 갑니다. 그렇지만 더 좋은 배, 더 좋은 그물 같은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잡을 수 있는 대구의 양은 크게 감소하지 않습니다. 소문은 더 많은 어부들을 대구잡으로 이끌어 들입니다. 어느 순간에는 대구가 번식하는 속도보다 잡아들이는 속도가 훨씬 빠르게 됩니다. 대부분의 어부들은 이 상황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몇몇 현명한 사람들은 이대로 대구를 잡아들이게 되면 대구가 멸종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대구를 잡는 속도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들의 주장이 공감은 되지만, 사람들을 행동을 변화시키지는 못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대구를 마구마구 잡고 있는데, 나 혼자 대구 잡는 양을 제한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입니다. 내가 대구 잡는 양을 제한해도 다른 사람들이 제한하지 않는다면 대구는 결국 멸종될 테니까요. 그렇다면 현재 나의 최선의 전략은 있는 힘껏 대구를 잡아 더 많은 이익을 내서 미래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결국 대구는 멸종됩니다.

이런 비극적인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약속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 어부가 하루에 잡을 수 있는 대구의 양을 제한합니다. 그리고 어부들에게 대구잡이 허가권을 발행해서 어부의 숫자도 제한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대구의 개체 수를 적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좋은 방법이기는 하나 법을 실행하려다 보면 작은 문제가 있습니다. 하루에 잡을 수 있는 대구의 양을 제한하는 법은 실행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루 1톤 이하만 잡아야 한다.' 라는 법은 적용하기가 애매한 경우가 있습니다. 한 어부가 하루 동안 잡은 대구의 양을 확인하기 힘듭니다. 한 어부가 1톤 이상을 잡고 더 잡은 양을 숨긴다면, 그것을 적발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좀 더 현실적인 법안은 다 큰 대구만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10kg 이상의 대구만 잡을 수 있다.' 는 법안은 대구가 거래되는 시장만 검사하면 되기 때문에 좀 더 적용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꽤 합리적으로 보이는 '10kg 이상의 대구만 잡을 수 있다.' 법안도 대구의 생태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10kg 이상의 대구는 점점 더 잡히지 않게 됩니다. 그렇다고 대구의 수가 감소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대구가 다 커도 10kg 이상이 되지 않게 된 것입니다. 인간의 10kg이상의 대구만 잡는 행위가 대구에게 선택압이 되어서 다 커도 10kg이 안 되는 작은 대구들이 번성하게 됩니다.

인류가 살아간다는 것만으로 우리의 행동들이 생태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인간의 영향력이 생태계에 지나치게 크게 작용하는 것을 보면 참 어색합니다.

2009/10/03 19:51


여기 게임이 하나 있습니다. 게임 참가자는 두 명입니다. 참가자는 숫자 1~3개를 한 번에 부를 수 있습니다. 번갈아 가면서 숫자를 1부터 불러 나가는데, 21을 먼저 외치는 사람이 게임에 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참가자 A가 1,2를 외치고, B가 3을, 다시 A가 4,5,6 이런 식으로 21까지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 게임을 두 명이서 진행을 하면 어떤 규칙을 얻어낼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21을 외치도록 하기 위해서는 20을 먼저 외치면 됩니다. 20을 먼저 외치기 위해서는 16을 먼저 외치면 됩니다. 그러면 상대가 17을 외치든 17, 18,19를 외치든 내가 20을 외칠 수 있습니다. 같은 논리를 적용하면 16을 먼저 외치기 위해서는 12를 먼저 외치면 됩니다. 12를 위해서는 8을, 8을 위해서는 4를 먼저 외치는 자가 승리를 거머쥐게 됩니다. 결국 이 게임을 제대로 이해하고만 있다면 나중에 시작하는 쪽이 항상 승리를 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결론을 얻어 내는 것을 역방향 추론이라고 합니다. 상대방과 내가 순차적으로 행동을 하게 되는 상황에서, 어떤 결론을 얻어내기 위해서 발생하는 일들을 뒤에서부터 되집어 보는 것입니다.

이제 게임 참가자가 세 명이라고 가정해 봅니다. 나, A, B 이렇게 게임에 참가합니다. 이제 역방향 추론을 진행해 합리적인 전략을 생각해 봅시다.
내가 21을 외치지 않기 위해서는 20이나 19를 먼저 외치면 됩니다. 20을 외치면 A가 게임을 지게 될 것이고, 19를 외치면 A가 20을 외쳐서 B가 게임을 지게 될 것입니다.
내가 18을 외치면 어떻게 될까요? 두 가지의 경우가 있습니다. A가 19를 외치고 B가 20을 외쳐서 내가 지게 되는 경우, A가 19,20을 외쳐서 B가 지게되는 경우. 그래서 18을 외치면 나의 승리 확률은 50%입니다.
17을 외치면 어떻게 될까요? A는 19 혹은 20을 외쳐서 승리를 확정지을 것입니다. 18을 외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A가 19를 외치면 내가 지게 되고 A가 20을 외치면 B가 지게 됩니다. 그래서 확률은 역시 50%입니다.
16을 외치면 어떻게 될까요? A는 승리를 위해 19를 외칠 것이고, B는 20을, 그래서 나의 승리 활률은  없습니다. 승리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16을 외쳐서는 안됩니다.
15를 외치면 어떻게 될까요? A는 16을 외치지는 않을 것이고, 17 혹은 18을 외칠 것입니다. 그러면 B는 19 혹은 20을 외칠 수 있습니다. B가 19를 외치면 이길 수 있고, 20을 외치면 집니다. 확률은 50%입니다.
14를 외치면 어떻게 될까요? 경우의 수만을 생각해 봤을 때 14는 승리가 유력해지는 수입니다. 내가 지는 경우의 수는 A가 17을 외치고, B가 20을 외치는 단 한 가지입니다. 나머지 A가 15, 16을 외치거나, A가 17을 외칠 때 B가 18,19를 외치면 모두 내가 이길 수 있습니다. 내가 이길 확률은 8/9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이것보다 확률이 훨씩 낮습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A는 16은 절대 외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 A는 15와 17, 둘 중 하나를 외치게 됩니다. 그래도 경우의 수를 따지면 내가 이길 확률은 3/4입니다. 여전히 높은 수치입니다. 조금 더 생각해 보면 A는 15 혹은 17을 선택함으로써  나 혹은 B를 패자 결정자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17을 선택하는 경우 B는 19, 혹은 20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즉 B가 패자를 결정할 수 있게 됩니다. A가 15를 선택하는 경우 B는 17, 18을 선택해야 하고, 따라서 내가 패자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자연스런 공모가 생길 수 있습니다. A가 17를 선택하면 B는 A에게 감사하는 마음에  A를 패자로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A가 15를 선택하면 나는 A에게 감사하는 마음에 A를 패자로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A는 어떤 수를 말하든 패자가 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한 단계 더 생각해보면 내가 14를 외침으로써 A에게 패자 결정자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주었다는 것을 감사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A는 내게 호의를 베풀 확률이 높습니다. 결국 내가 14를 외침으로써 나와 A가 공모해서 B를 패자로 만들 확률이 높아집니다.
14의 추론은 너무 지나친 생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저 자신도 오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추론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나 뿐만 아니라 A,B 역시 이런 식으로 추론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공모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야 합니다. 과연 이런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까요? 알 수 없지만 이런 식으로 조금 더 진행합니다.
이제 내가 14를 외치면 나는 A와 공모해서 B를 패자로 만들 수 있다고 가정합니다. 내가 14를 외치기 위해서는 11,12,13을 외쳐서는 안됩니다. 만약 내가 11,12,13을 외치면 A가 14, B가 15를 외쳐서, 즉 A와 B가 공모하여 나를 패자로 만들 것입니다. 11,12,13은 외쳐서는 안되는 수입니다.
10은 꼭 외쳐야 하는 수입니다. 내가 10을 외치면 A가 11,12,13중 하나를 외치게 만들 수 있으며, 나와 B가 공모해서 A를 패자로 만들 수 있습니다.
7,8,9는 외쳐도 좋은 수입니다. 내가 이 숫자들을 외치면 A가 10을 외칠 것이고, 그럼 나와 A가 공모해서 B를 패자로 만들 수 있습니다.
6은 외쳐서는 안되는 수입니다. 내가 6을 외치면 A는 7,8,9중 하나를 외칠 것이고, A와 B가 공모해서 나를 패자로 만들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진행하면 첫 번째 시작하는 참가자는 3을 외쳐야 합니다. 내가 만약 3을 외치면 A는 4,5,6중 하나를 외쳐야 하고, B는 적어도 7을 외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나와 B가 공모해서 A를 패자로 만들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이 역방향 추론을 통해 세명의 참가자가 21외치지 않기 게임에 참가한 경우에는 3을 먼저 외쳐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이렇게 얻어낸 결론이 어느 정도까지 유용할까요? 저는 거의 유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추론의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참가자 모두가 이런 복잡한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비현실적인 가정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두 명이 참가하는 비교적 간단한 게임에서도 한 번에 규칙을 찾아내지 못한다고 합니다. 여러번 게임이 여러 번 반복되어야 규칙을 깨닫게 된다고 합니다. 세명이 참가할 때는 얼마나 많은 게임이 이루어진 후 이런 공모가 일어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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